결국 치킨을 못 먹었는데, 문제는 그게 아니었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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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날은 주말이라 친구들이랑 치킨에 맥주 한잔하려고 약속 잡아놨는데,
치킨값은 내가 쏘기로 했음.
그런데 통장 잔액 보니까 치킨 두 마리 사면 잔고 경고 뜰 수준,
그래서 배팅으로 치킨값 벌자는 기분으로 간단하게 프리미어리그 단폴 들어감.

맨시티 vs 브라이튼 경기였는데,
맨시티가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하고 마이너스 핸디캡 -1.5 박았음.
"이건 그냥 산책이지" 생각하고 결과 기다리는데…

전반 끝나고 1–0, 그래도 괜찮았음.
후반에도 공격 쭉쭉 밀어붙이길래 두 번째 골 나올 줄 알았는데
브라이튼 골키퍼가 그날 야신 빙의함.
슈퍼세이브만 6번은 본 듯.

결국 경기 1–0으로 끝.
맨시티는 이겼는데, 난 졌음.
치킨값도 날아가고, 약속 장소 도착해서 친구들한테
"아 나 배는 별로 안 고프다"면서 콜라만 홀짝였음.

 

친구들이 왜 치킨 안 먹냐고 묻는데,
"나도 방금 뼈만 남긴 느낌이라서…" 라고 대답하고는
혼자 속으로 눈물 삼킴.

 

이게 바로 토토의 진짜 묘미임.
이겼는데도 진 기분, 그걸 맛보는 순간
진정한 갬블러의 길로 한 발 더 다가간 거지 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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